엉덩이가 무거워야 돈을 번다: 요란한 손가락은 계좌를 녹이고, 무거운 엉덩이는 복리를 낳는다

※ 이 글은 래버리지를 다루지만, 래버리지 투자를 하라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자 F씨는 부푼 꿈을 안고 주식 시장에 뛰어들었다.
상승장에 래버리지 상품에 베팅하여 남들보다 두 배, 세 배의 수익을 거두겠다는 야심 찬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늘 그렇듯 그의 바람대로만 움직여주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악재로 주가가 급락하기 시작했고, 레버리지 상품의 특성상 하락의 골은 무섭게 깊어졌다.

결국 계좌 잔고가 마이너스 10%를 터치하자, F씨는 이대로 가다간 원금마저 모두 잃을 수 있다는 극심한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는 더 큰 손실을 막겠다는 생각에 눈물을 머금고 모든 주식을 손절하였다.
그러나 주식 시장의 신은 얄궂기 그지없었다.
F씨가 공포에 질려 매도 버튼을 누르고 시장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주가는 바닥을 다지고 귀신같이 반등을 시작했다.
이내 주가는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고 F씨가 처음 진입했던 원금 수준을 완벽하게 회복했다.
심지어 상회하여 수익 구간 까지 들어가고 말았다.
주가는 제자리로 돌아왔지만, 섣부르게 털고 나간 F씨의 계좌에는 ‘복구해야될 확정된 큰 손실’ 이라는 상처가 남았다.

F씨의 비극은 비단 그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수많은 투자자가 매일같이 겪는 일상이다.
투자에서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기업의 펀더멘털이나 시장의 본질적인 가치 훼손 때문이 아니라, 단기적인 가격 변동이 주는 ‘공포’를 견디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히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경우, 그 심리적 압박감은 배가 되어 이성적인 판단을 마비시킨다.

반면, 엉덩이를 무겁게 하여 진정한 투자의 과실을 맛본 K씨의 사례는 우리에게 큰 시사점을 준다.
K씨는 반도체 레버리지 ETF인 SOXL을 40달러에 매수했다.
하지만 이후 시장 상황이 악화되며 주가는 무려 10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계좌가 처참하게 녹아내리는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K씨는 공포에 굴복하여 손절하는 대신, 자신이 투자한 산업의 미래를 굳게 믿고 묵묵히 버텨냈다.

그 뼈를 깎는 인내의 결과는 달콤했다.
시간이 흘러 시장이 반등하고 다시 강력한 상승장이 찾아오자, 주가는 폭발적으로 올라 어느덧 160달러에 도달했다.
10달러의 지옥을 맨몸으로 버텨낸 K씨는 이제 4배에 달하는 경이로운 수익을 기록하며, 언제 기분 좋게 수익을 확정 지을지 행복한 고민에 빠져 있다.

투자의 대가들은 하나같이 입을 모아 이 ‘인내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월가의 영웅 피터 린치는 “주식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기관은 머리가 아니라 위장(배짱)이다”라고 말했다.
똑똑한 머리로 아무리 좋은 주식을 발굴하더라도, 하락장의 공포를 견뎌낼 묵직한 배짱이 없다면 결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뜻이다.

또한,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은 다음과 같은 뼈 있는 명언을 남겼다.
“주식 시장은 조급한 사람의 돈을 인내심 있는 사람에게 이동시키는 도구이다.”
F씨의 사례처럼 조급하게 손절한 투자자의 돈은, 결국 K씨처럼 묵묵히 하락을 견뎌내고 자리를 지킨 누군가의 수익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다.

투자는 엉덩이로 하는 것이다.
자신이 산 자산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얄팍한 시장의 흔들림에 일희일비해서는 안 된다.
잦은 매매와 섣부른 손절은 계좌를 녹이는 지름길일 뿐이다.
진정한 수익은 요란한 손가락 끝이 아니라, 무거운 엉덩이 밑에서 조용히 자라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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